"온라인 쇼핑 무서워 하겠나" 오배송에 바꿔치기까지
스와니에 사는 김모씨는 이번 '블프'(블랙프라이데이)를 하루빨리 잊고 싶다. 김씨가 주문한 노트북이 제때 배송되지 않았고 결국 환불 처리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이 비었는데 택배가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물건을 바로 받지 못했다"면서 "대신 'CVS에서 픽업하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어 해당 CVS를 방문했으나 물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를 받은 금요일부터 3일간 매일 CVS를 방문했는데 결국 물건이 주문자의 의사에 따라 회수 처리됐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직원이 물건을 CVS에 내려놓지 않고 싣고 다니다 결국 회수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온라인 쇼핑 후 택배 받을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런 일을 겪으니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은 블프가 됐다"고 토로했다. 둘루스에 사는 최모씨는 어머니를 위해 온라인에서 구매한 구두와 옷을 배송받은 뒤 포장을 열고 깜짝 놀랐다. 엉뚱한 카디건 한장이 투명 봉투에 덩그러니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배송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최씨는 박스에 붙어 있는 송장을 확인했지만 주소와 이름 모두 자신의 것이었다. 최씨는 "구매처에 문의해 보니 박스에 담아 물건을 보냈다고 답변했다"면서 "누군가 송장을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행히 구매처에선 환불 처리 후 자체적으로 조사해보겠다고 했지만 최씨의 찝찝함은 가시지 않았다. 최씨는 "블프 할인을 적용해 산 물건이라 사실 환불보다 물건을 받고 싶었는데 품절 상태라 환불 처리됐다"면서 "신뢰하는 택배사였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더 기가 막히고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이어지는 연중 최대 쇼핑 할인 기간인 사이버 위크가 끝나자 온라인 쇼핑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단순 오배송으로 인한 고객 만족도 하락은 물론 배송 바꿔치기, 위장 웹사이트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지난해 연휴 쇼핑 시즌에 FBI 인터넷범죄고발센터(IC3)에 접수된 물품 미배달 관련 민원은 1만7000여 건으로 피해액 규모는 5300만여 달러에 이른다"면서 "올해 그 수와 규모는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쇼핑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고객관리시스템 솔루션 업체인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 중 커브사이드 픽업은 전년보다 33%, 선구매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은 141% 증가했다. 앞서 제대로 배송받지 못한 김씨 역시 "결국 노트북을 커브사이드 픽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매업계와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도 새로운 방식을 적극 도입, 운영하고 있다. 둘루스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조금 번거롭지만 다양한 배송 방식, 결제 방식을 수용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게 결국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도비 애널리스틱스는 블랙프라이데이였던 지난달 26일 미국인들이 온라인 쇼핑에서 지출한 금액을 총 89억 달러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90억 달러에서 1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블랙프라이데이에 온라인 쇼핑 매출액이 감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사이버위크에 발생한 온라인 쇼핑 매출액은 총 339억 달러로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의 테일러 슈라이너 이사는 "10~11월에 걸쳐 전자 상거래 지출이 분산됐다"고 전했다. 배은나 기자온라인 쇼핑 온라인 쇼핑몰 온라인 상거래 쇼핑 방식